◈ 미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가 지난달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 높은 차입비용과 식어가는 노동시장, 불확실한 경제 전망에도 소비자들이 잘 견디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 결과 최근 고용 실망과 인플레이션 후퇴에 되살아났던 9월 FOMC에 대한 50bp 빅컷 인하 기대가 다시 약해졌고,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6bp 점프해 4.11%를 상회했다. 뉴욕증시는 경기 침체 공포가 잦아들면서 랠리를 펼쳐 S&P 500 지수가 6거래일에 걸쳐 2022년 11월래 가장 큰 폭인 6.6% 상승했다. 블룸버그 달러 지수(BBDXY)는 장중 한때 0.4% 올랐다. Barclays Capital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해 연준 인하 기대의 상당 부분이 되돌려져야 하고 이는 달러를 지지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11월초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 진영은 트럼프 공화당 후보측에 9월 10일에 이어 10월에도 공개 토론을 갖자고 제안했다. 양당의 JD 밴스와 팀 왈즈 부통령 후보 역시 10월 1일 CBS뉴스가 주최하는 토론에서 맞붙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지원 유세에 나섰고, 바이든 행정부는 처방약 가격 인하 협상 덕분에 2026년부터 미국인들이 75억 달러 상당의 약값을 아낄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해리스는 서민의 물가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취임 첫 100일 이내에 식료품에 대한 가격 바가지와 담합을 막겠다고 공약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 美 소매판매 서프라이즈..실업수당 신청 감소
미 상무부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조정하지 않은 7월 소매판매는 작년 초 이래 최대폭인 1% 증가하며 예상치 0.4%를 웃돌았다. 6월 수치는 0.2% 감소로 수정됐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4% 늘었다. 소매판매 13개 카테고리 중 10개가 올랐다. 대리점 사이버 공격으로 6월에 큰 폭으로 감소한 자동차 판매는 반등했고, 전자 및 가전제품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e-커머스 판매는 소폭 증가했는데, 이는 아마존닷컴의 프라임 데이와 월마트 및 타겟의 할인행사 영향일 수 있다. 유통 공룡 월마트는 연간 순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4%에서 4.75%로 상향 조정했다. 한편, 최근 고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주째 줄어 7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8월 10일 마감 주간의 청구 건수는 전주대비 7000건 감소한 22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 설문 조사의 중간값은 23만5000건이었다.
▣ 예상 웃돈 美경제 지표에 빅컷 베팅 축소
월간 소매판매와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자 트레이더들이 올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스왑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인하 예상폭은 30bp 아래로 내려왔고, 연내 인하 프라이싱은 해당 지표 발표전 100bp 이상에서 92bp 수준으로 후퇴했다. BMO 캐피탈 마케츠의 Ian Lyngen은 “연준이 9월 18일 50bp 인하를 단행할 확률은 더욱 낮아졌지만, 25bp 인하는 여전히 기정사실이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표 공개전 미국채 10년 선물 미결제약정은 사상 처음으로 500만 계약을 넘어섰었다.
Curvature Securities의 Tom di Galoma는 “시장은 오버 프라이싱되어 있었고 채권 금리가 크게 내려간 상태였다”며 “지표 발표 후 패스트 머니가 (채권을) 매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레이더들이 2년물 금리를 8월 초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커브 전반에 매도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9월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존 행콕 투자운용의 Matthew Miskin은 “인하 주기의 시작”이라며 “금리가 다시 올라 채권을 매입할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이를 잡을 것이다. 2025년을 준비하면서 투자자에게 이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무살렘 연은총재 ‘인하 적절한 시기 다가오고 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면서, 9월 FOMC를 앞두고 인하 지지에 가까워졌음을 시사하는 진영에 합류했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치를 향해 돌아오고 있으며, 노동시장은 더 이상 인플레이션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한 연설에서 진단했다.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가지 책무에 대한 리스크는 더욱 균형 잡힌 것 같다”며 “따라서 향후 회의가 다가옴에 따라 적당히 제약적인 정책으로 조정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FOMC에서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차입 비용을 낮추는 데 더 가까워졌다는 신호를 보냈고,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이르면 9월 인하가 적절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파월은 다음 주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 유가, 중동 긴장과 美소매판매 호조에 반등
국제유가(WTI)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과 미국의 소매판매 호조에 장중 한때 2.1% 급등했다. 수요 둔화 우려에 배럴당 76달러대로 밀렸던 WTI는 다시 78달러 위로 올라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건설적인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희망한다면서도, 당장 타결을 예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을 일시 중지하기 위해 중재국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을 맹세한 지 2주가 지난 가운데 이란이 어떤 형태로 공격을 가할지를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중국의 경우 경기 부진 속에 7월 석유 수요가 전년비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EB AB의 Ole Hvalbye는 현재 시장 펀더멘털 상 OPEC+가 올 4분기에 예정대로 감산 철회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며, 10월부터 증산시 공급과잉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 PBOC, 경제 부진에 추가 성장 지원책 계획
판궁성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는 경제 성장 지원을 위한 추가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목요일 관영 중국중앙TV(CCTV) 인터뷰에서 PBOC가 올해 도입된 통화 및 금융 정책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무원의 요구 사항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금융 시스템은 비교적 안정적이며 전반적인 리스크는 상당히 완화되었다고 판 총재는 강조했다.
최근 지표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주택 시장의 장기 침체로 인해 내수가 흔들리는 등 여전히 부진한 모습으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비 3.6%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 3.9%를 하회했다. 7월 소매판매는 예상을 약간 웃돈 전년비 2.7% 증가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중화권 및 북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Ding Shuang은 중국 경제의 모멘텀이 둔화되었다며, 올해 약 5%의 성장을 달성하려는 당국의 목표에 더 많은 과제를 안겨주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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