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 500 지수가 지난 3거래일에 걸쳐 6% 넘게 빠지며 2년여래 최악의 시간을 보낸 뒤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뉴욕증시는 간밤 반등에 성공했다. 위험회피가 다소 잦아들면서 미국채 금리는 전 구간에 걸쳐 5-10bp 가량 올랐고,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전일 150bp에서 105bp 정도로 낮췄다. 하지만 “교과서적인 화요일 반등”이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금융 여건이 보다 타이트해질 경우 경제 성장에 새로운 제동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은 연준에게 보다 공격적인 정책 대응을 압박할 수 있다. ING Financial Markets는 경기 연착륙을 위해선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정책 금리를 보다 재빠르게 중립적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로부터 인디애나주 반도체 공장에 최대 9억5000만 달러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 JP모간 ‘캐리 트레이드 청산, 겨우 절반 정도 진행’
JP모간은 엔화가 여전히 가장 저평가된 통화 중 하나이기 때문에 최근의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더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간의 글로벌 FX 전략 공동 책임자인 Arindam Sandilya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적어도 투기적 투자자들 사이에서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50~60% 정도 진행된 상태라고 블룸버그 TV에서 전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통화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최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엔화 변동성이 급등하면서 이러한 거래 중 상당수가 손실로 돌아섰다.
지난 한달 사이에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11% 반등하자 많은 투자자들이 엔화 숏 포지션 정리를 서두르면서 캐리 트레이드의 투자처였던 신흥국과 선진국 시장이 모두 요동쳤고, 최대 피해자인 멕시코 페소는 한달 동안 달러 대비 7% 가까이 절하됐다. Sandilya는 포트폴리오상 짧고 급격한 움직임에 따른 기술적 피해를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캐리 트레이드가 조만간 엔화 랠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후 엔화가 급등한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청산되고 있는 듯 보인다며, 이제 엔화의 움직임은 미국 경제의 전개 상황과 연준의 정책 반응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 골드만 ‘S&P 지수 5% 하락 후 매수하면 대개 이익’
골드만삭스는 지난 4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한달간 목격했던 정도의 침체를 겪은 뒤 미국 주식을 매수할 경우 대체로 수익이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코스틴이 이끄는 골드만 전략팀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1980년 이래 고점 대비 5% 하락한 후에 3개월 동안 평균 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최근 7월 중순 고점에서 8.5% 가량 후퇴했다. 코스틴은 “10%의 조정도 종종 매력적인 매수 기회였다”며, 다만 그보다 적은 폭의 하락만큼 과거 기록이 좋진 않다고 지적했다. 5% 하락시 84%의 경우에서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구체적인 투자 권고를 내놓진 않았지만, 10% 급락 이후 S&P 500 지수에 대한 전망이 경기 침체를 앞둔 조정의 일부로 발생한 경우와 회복탄력적인 경제 성장 환경에서 발생한 경우가 “현저하게 다르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번 폭락장에서 경기민감주가 방어주에 뒤처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가 여전히 경기 위축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터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골드만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최근 고점 대비 20% 하락으로 설명되는 약세장을 예상하진 않지만 글로벌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JP모간의 Andrew Tyler는 증시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진단했고, 씨티그룹은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전혀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이번주 경고했다.
▣ 해리스 美민주당 대선후보, 러닝메이트로 월즈 주지사 낙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을 막기 위해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친노동·친서민 색채가 뚜렷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선택했다. “트럼프는 기괴하다(weird)”는 캠페인 문구를 유행시키며 부통령 후보로 급부상한 월즈는 해안과 중서부 지역에서 지지층을 결집할 것으로 기대된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해리스에게 월즈는 인구학적, 문화적, 정치적 노선에 걸쳐 균형을 맞추려는 기존의 통념에 부합하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올해 60세인 월즈는 전국적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미네소타 주에서는 인기가 높다. 7월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유권자의 91%가 그의 직무 수행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리스는 그의 주지사로서의 경험과 더불어 아동 세금 공제 및 중산층 가정을 위한 유급 휴가 등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중서부 유권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과 그들과의 강한 개인적 친밀감 때문에 월즈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용퇴 후 해리스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7월 블룸버그 뉴스/모닝컨설트 설문조사 결과 7개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를 48%대 47%로 앞섰고, 8월초 NPR/PBS News/Marist 설문에선 전국적으로 51%대 48%로 우위를 보였다.
▣ 보복 방식 고민하는 이란…이스라엘·헤즈볼라, 서로 폭격
이란이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과 관련해 중동 지역으로의 확전을 막으면서 이스라엘에 의미 있는 타격을 가하는 방법을 놓고 딜레마에 직면한 모습이다. 며칠 전까지만해도 임박한 것으로 여겨졌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제위기그룹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담당 선임 고문인 Dina Esfandiary는 “이란이 이도저도 선택하기 어려운 궁지에 몰렸다”며, 이란 입장에선 “이스라엘이 확전의 소용돌이를 키우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만큼 상당한 방식으로 보복하기를 원하겠지만 미국을 끌어들일 지역 전쟁을 촉발하는 행동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란은 지난 4월처럼 이스라엘의 군사 시설을 표적으로 삼을 수도 있다. 혹은 이라크 소재 민병대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반군 등 이란의 대리세력을 앞세워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방법도 있다. 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의 Burcu Ozcelik는 이란의 목표가 “이스라엘의 방공 능력을 압도하고 군사 및 잠재적으로 민간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공격이 며칠에 걸쳐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과 카타르가 이란을 설득하기 위해 적극 외교에 나서면서 이란이 “보다 계산되고 제한적인” 보복에 그칠 수도 있다고 Ozcelik는 지적했다. 한편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은 화요일 다시 폭격을 주고 받으며 지정학적 긴장을 높였다.
▣ 달러 약세로 아시아 중앙은행들 금리 인하 여지
글로벌 시장 혼란에 아시아 통화가 이번주 달러 대비 5개월래 고점으로 치솟은 가운데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그동안 환율 부담 때문에 금리 인하를 망설여왔던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중앙은행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이 강해지면서 상황이 보다 유리해질 수 있다.
OCBC의 Frances Cheung은 “국내 거시 여건이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경우 달러 약세와 미국채 금리 하락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에게 통화정책 완화 측면에서 더 많은 여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인민은행(PBOC)의 장쑤성 지점이 지방 대출기관들에게 국채 거래의 위험에 유의하고 국채의 대규모 매입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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