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거의 1년래 최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지난주 실망스런 7월 고용보고서 발표로 촉발된 노동시장이 너무 빨리 식고 있다는 우려가 다소 잠잠해지자 뉴욕증시는 환호했다. S&P 500 지수는 2.3% 점프해 2022년 11월래 최고의 랠리를 펼쳤다. 이번주 초 3.65%까지 밀렸던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2bp 가까이 급등해 4.08%까지 올랐고, 스왑 트레이더들은 연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103bp 정도로 하향 조정했다. 달러-엔 환율은 4거래일째 반등을 시도 중이다.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연준이 미국 경제가 정책 대응이 필요한지 평가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수치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최근의 디플레이션 확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낙관했다.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2% 목표에 가까워지면서 연준위원들은 노동 시장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지만, 바킨은 광범위한 해고가 임박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 역시 노동시장을 보다 정확히 판단하려면 추가적인 지표가 필요하다며,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것은 연준의 임무가 아니라고 말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거의 1년래 최대폭 감소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8월 3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시장 예상치 24만건을 하회한 23만3000건으로 1만7000건 줄어 작년 9월 중순래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미시간과 미주리, 텍사스 주 등 최근 큰 폭으로 증가했던 지역에서 신청건수가 줄어든 영향 때문으로, 고용이 빠르게 악화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팬데믹 이전 추세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확신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속 실업수당 신청은 7월 27일 마감 주간 188만 건으로 2019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High Frequency Economics의 Carl B. Weinberg와 Rubeela Farooqi는 연준 정책에 영향을 미칠 향후 노동시장의 현저한 약화를 예견하는데 유용한 해당 지표가 현재로선 경기 위축이 아닌 완만한 둔화 신호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경제가 약해지면서 해고가 보다 광범위해짐에 따라 10월이면 실업률이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日 연내 금리인상 베팅↓…BOJ 7월 인상에 따른 시장 혼란 예상못해
스왑 시장 트레이더들이 단 일주일 만에 일본은행(BOJ)의 연내 추가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30%로 절반 이상 낮췄다. 지난주 금리 인상 직후 0.46%까지 치솟았던 일본 국채 2년물 금리는 이제 0.27%로 내려왔다. 지난 수요일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가 금융 및 자본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금리 인상을 자제할 방침이라고 약속하며 강력한 비둘기파적 신호를 보낸 점이 주효했다. 7월 31일 BOJ가 기준금리를 0.25%로 올리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전망대로 갈 경우 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말하면서 금리 인하 시동을 걸고 있는 연준과 대비되며 일본 증시가 1987년래 최악의 붕괴를 겪었고 엔화 가치가 급등해 엔 케리 트레이드 청산이 촉발됐다.
8일 공개된 BOJ 금정위 의사록 요약본에 따르면 한 정책위원은 완만한 금리 인상이 통화 완화의 정도를 조정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긴축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BOJ가 당시 정책 결정 및 메시지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파장이 클 줄은 예상치 못했음을 시사한다. SBI증권 수석 채권 스트래티지스트 Eiji Dohke는 “BOJ가 지난주 회의 이후 정책 스탠스를 상당히 수정했다”며, 금융 시장이 진정될 경우 이르면 12월에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수 있지만, 엔화의 반응이 BOJ의 정책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여러가지 요인들이 환율 및 주식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으며, 알고리즘 트레이딩도 최근 일본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초래한 잠재적 요인으로 배제할 수 없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또한 시장 변동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액션을 취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바클레이즈 ‘엔화 급등 후 다시 안전자산처럼 거래될 듯’
바클레이즈는 최근 엔화 가치가 급등한 점에 대해 엔화가 다시 한번 금리 차별화에 따라 거래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글로벌 성장에 대한 두려움이 주식 매도세로 이어질 경우 엔화의 안전자산 역할이 재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담당 FX/금리 전략 책임자인 Shinichiro Kadota는 달러-엔 환율이 4월 말부터 7월 초까지는 미-일간 금리 격차로부터 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금리 격차가 갑자기 좁혀지고 주식 매도세가 촉발되면서 엔 캐리 포지션이 청산되자 마침내 금리 차별화에 맞춰 급락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달러-엔 환율은 7월초에 162엔에 육박하며 38년래 고점을 경신한 뒤 7월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후에 141엔대까지 추락했다가 147엔대로 회복했다. 바클레이즈는 달러당 160엔으로 제시한 연말 전망치에 리스크가 있다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가와 FX 중립 캐리의 조기 도래를 고려할 때 엔 캐리 트레이드는 이전에 예상했던 것만큼 광범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중국, 채권시장 기록적 랠리에 투기세력 단속 확대
중국 당국이 펀드 운용사와 지역은행은 물론 채권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문마저 겨냥하는 등 채권 투기세력에 대한 단속을 확대했다. 24시간 사이에 중국 국영 은행들이 시장에서 인기 높았던 7년만기 채권을 갑작스럽게 팔기 시작했다. 지방 당국은 부유한 지역의 일부 대출 기관에게 국채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고, 규제 당국은 새로운 채권 펀드에 대한 승인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 성장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베팅이 일면서 국채 벤치마크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자 중국 당국이 기록적인 채권 랠리에 보다 강력히 맞서는 모습이다. 최근 글로벌 채권 시장이 큰 변동성을 겪은 반면 중국의 경우 경기 둔화와 증시 부진, 부동산 위기 장기화로 채권 매수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ING은행의 Lynn Song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시장 버블 우려로 인해 정책당국이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듯 보인다며, 필요시 채권을 빌려 시장에 내다팔거나 구두 개입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에 발언권 가져야’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는 대통령이 금리와 통화정책에 대해 일부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기자회견에서 강조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켜온 오랜 관행에 반기를 든 셈이다. “나는 큰 돈을 벌었고 매우 성공했다”며, “나는 많은 경우 연준이사나 연준의장이 될 사람들보다 더 나은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기준금리를 다소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월은 그동안 정치적 압력이 연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대통령들은 금리를 놓고 연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려는 유혹을 자제해왔다. 연준은 일부 주에서 조기 투표가 시작되는 가운데 9월 중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연준이 선거 직전에 금리를 인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지난주 유세에서는 규제 완화와 에너지 가격 인하, 금리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물가를 빠르게 끌어내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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